홍남기

홍 남 기 Hong Nam Kee 프로필

 

2007 숭실대학교 대학원 미디어학과 미디어아트 전공

2005 경희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졸업

2002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17 부유하는 시간 (갤러리조선, 서울)

2015 징후 (사무소 차고, 서울)

2011 John & Balboa (스페이스15번지, 서울)

2010 Kooowang! (경기창작센터, 경기도)

2009 Romantic Memory (금호미술관, 서울)외 다수

 

주요 단체전

2019 Image, Silhouette, and Motion (경기도미술관, 경기도)

금호영아티스트 : 16번의 태양과 69개의 눈 (금호미술관, 서울)

2018 Hard-boiled & Toxic (경기도미술관, 경기도)

하늘, 땅,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경기천년 도큐페스타 (상상캠퍼스, 경기도)

2017 관악구 조원동 1645-2 (강남아파트, 서울)

2016 Play Art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경기도)

Asia Young 36 (전북도립미술관, 전북)

비일상의 발견 (팔복예술공장, 전주) 외 다수

 

수상 및 기금

2018 경기문화재단 기성작가 신작지원 선정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2017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2014 별별예술 프로젝트 선정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2013 경기문화재단 신진작가 신작지원 선정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2011 스페이스15번지 작가공모선정 (스페이스15번지, 서울)

2009 금호영아티스트 선정 (금호미술관, 서울)

2008 NArT 젊은 예술가 지원프로그램 참여 (서울문화재단, 서울)

2006 대안공간미끌 작가공모선정 (대안공간미끌, 서울)

2006 부산비디오페스티벌 작가공모선정 (대안공간반디, 부산)

2005 SEFORMA 선정 (쌈지스페이스, 서울)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전북도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오산시립미술관

 

KAL기는 누가 추락시켰을까

 


조관용(미술과 담론 대표)

 

 

불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불안은 인간의 내면에서 생성되지만, 인간과 사회가 만들어놓은 모순과 편견의 공간 속에서 뒤틀리고 억압되어 성장하고 있지는 않을까?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

 

 

그의 영상이미지는 하나의 물음과 같다. 작가는 작가대로, 관객은 관객대로. 그의 영상은 영화와 게임, 드로잉 스케치 등의 다양한 분야들이 하나의 화면에 교차 편집되어 있어 영상 구성은 세련되면서도 치밀할 것으로 예상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그의 영상을 보는 순간 산산이 흩어질 것이다.

그의 영상은 <Soldier>의 영상의 후반부에 흰옷을 입은 거대한 거인이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건물을 파괴하는 장면에 보는 것처럼 엉성하게 구성되어 있는 용가리가 무대 세트를 파괴하는 80년대의 어린이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영상의 내러티브도 영상의 앞부분에 죽은 게임 캐릭터들이 백색의 공간을 유영하며, 중반부에 전투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파괴하는 장면으로 상연되고 있다. 관객들은 영상을 보고나서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이게 뭐지! 1970년대나 1980년대도 아닌데 게임을 일종의 악으로 흑백의 논리로 하여 이런 영상을 제작하여 상연하다니.

<Scene 2018>의 영상은 더욱 더 어리둥절하다. 영상의 전반부는 하단부의 화면에 영화 <살인의 추억>의 장면이 깔려 있지만 상단부의 화면은 영화 <살인의 추억>과는 전혀 상관없는 저녁 무렵의 전원 풍경의 영상 장면이 끼워져 상연되고 있다. 영상의 중반부는 하단부의 화면에 영화 <살인의 추억>의 장면이 깔려 있지만 상단부의 화면은 아주 멀리서 화산이 폭발하며 들판을 향해 거대한 새가 날아오는 장면이 끼워져 상연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영상의 하반부는 하단부의 화면에 영화 <살인의 추억>의 장면이 깔려 있지만 상단부의 화면은 드로잉으로 스케치한 하늘이 끼워져 상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Phamtom>의 영상은 더욱 더 기가 막힐지도 모른다. 하늘에서는 번개가 치며,

KAL기가 무서운 속도로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KAL기 동체는 이발소 사인볼과도 같이 울긋불긋한 장면들이 번갈아 가며 바뀌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우리는 그 영상을 보는 순간 KAL기가 추락하여 폭발하는 영상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영상은 우리가 그러한 결과를 예측하고 확인하려는 순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그의 전시를 보러 간다면 아마도 더욱 더 화가 날지도 모를 것이다. 이 3편의 영상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줄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의 영상 전시는 3편의 영상을 반복해서 봐도 10분이면 족하다. 그리고 그의 영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더 어리둥절해 할지도 모른다. 그의 영상 기법은 3D, 매핑 기법, 애니메이션, Crossing Cut(교차편집) 등의 현대적인 기법들을 활용해 제작되었지만, 내러티브와 이미지들은 근대에서부터 70년대와 80년대로 이어져 온 ‘권선징악’과 같은 흑백 논리에 엉성하고 키치적인 요소를 띠고 있다.

이번 전시에 상연되는 그의 3편의 영상은 장르들이 각각 다르지만, 내러티브를 통해 영상 모두를 보고 나면 느끼게 되는 생각은 궁금증이다. 그 궁금증은 먼저 ‘작가는 다양한 영상 기법을 사용할 줄 알면서도 작가는 내러티브와 연출을 왜 저렇게 제작하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영상 제작을 하여 전시를 한 것도 2010년도부터 하더라도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영상이미지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시절의 이미지를 떠올릴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먼저 그의 3편의 영상은 <Soldier>는 게임, <Scene 2018>은 영화, <Phantom>은 시사적인 분야로 하여 교차 편집되고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아무런 연관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3편의 영상은 반복해서 보게 되면 <Phantom>의 영상을 중심으로 공통된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허구’와 ‘모순’이다. 그의 <Phantom> 영상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KAL기 동체에 맵핑 이미지를 통해 70년대와 80년대의 사회적인 사건들이 파노라마와 같이 오버랩되며 지나가고 있다. 그 이미지들은 ‘70년대 무장공비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80년대 후반의 KAL 격추 사건’들이다. <Phantom>의 영상은 그러한 이미지들을 기록물과 같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들이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보여주고 있어 마치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사건들이 머리에 섬광을 비추듯이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 사건들은 정치와 관련된 사건의 신문 기사들로 지금의 사회면의 보도 자료들과 같이 신문의 헤드라인으로 연일 보도되었다가는 어느 순간에 결말도 없이 슬며시 사라진 사건들이다. 특히 80년대 후반의 KAL기 추락사건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다시 우리의 기억들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준다. 하지만 우리가 신문기사를 읽을수록 그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든다. 마치 <Phantom>의 영상에서 우리는 KAL기는 추락하였지만 우리가 신문기사를 읽을수록 KAL기는 추락하지 않은 것과 같은 환영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신문기사를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도대체 ‘KAL기는 누가 추락시켰을까.’ 또는 좀 더 심하게는 ‘KAL기는 추락하기는 한 것일까.’하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게 한다.

<Phantom> 영상에서 이야기하는 ‘허구’와 ‘모순’은 <Scene2018>을 통해 이미지들을 교차 편집하여 다른 이미지들을 끼워놓음으로써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경기도 화성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지만 영화의 촬영 장소는 마치 경기도 화성에서 찍은 것처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남 담양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의 <Scene2018>의 영상 이미지는 이러한 ‘허구’와 ‘모순’을 상기시키기 위해 영화 <살인의 추억>의 영상 장면에 다른 이미지들을 끼워 놓음으로써 우리에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실제’와 ‘허구’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슬며시 묻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거인의 눈에서 레이저를 통해 게임의 무대 장치를 파괴하는 그의 <Soldier> 영상은 우리 사회가 게임이나 어떤 사건들에 대해 처리하는 과정이 흑백의 논리와 같이 얼마나 단순한지를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그의 <Soldier>의 영상은 <Phantom>의 영상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Scene 2018>의 장면 또한 이 둘의 영상들과도 서로 별개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의 <Soldier>와 <Phantom>과 <Scene 2018>의 영상 내러티브는 서로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서사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반면에 그 시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되며, 그의 영상들은 시간의 흐름을 통해 기억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 ‘영화와도 같은 현실’, ‘게임속의 이야기와도 같은 현실’을, 그럼으로써 파스빈더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불안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 지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연석산우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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